홍명보 감독이 물러난 뒤 "다음 감독은 누구인가"만큼 자주 나오는 질문이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하느냐"입니다. 감독 선임 절차와 축구협회장 보궐선거 규정을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의 실무를 맡는 기구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약칭 전강위)입니다. 축구인·지도자·행정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로, 감독 후보를 평가하고 협회에 추천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추천 기구이지 최종 결정권자가 아닙니다. 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최종 승인은 협회 이사회가 하고, 그 위에 회장의 영향력이 작동하는 구조였습니다. "전력강화위원장이 일을 해도 최종 판단은 회장에게 있다"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이유입니다.
2026 월드컵 이후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2026년 7월 3일 첫 회의를 열고 차기 감독 선임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협회는 이 회의 후 "대표팀 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후속 회의를 통해 하반기 A매치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 = 감독 후보를 심사·추천하는 기구 / 이사회 = 최종 선임. 이 분리가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한국 축구 행정 개혁의 핵심 쟁점입니다.
차기 감독은 과거처럼 비공개 접촉으로 데려오는 방식이 아니라 공개 채용(공모)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운영 규정 개정에 따라 협회가 이를 준용하기로 하면서 정해진 방향입니다. 단계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단계 | 내용 |
|---|---|
| 1. 공모 공고 | 협회가 감독 모집 공고를 냅니다. 공모 기간은 1개월 이상 진행되며, 이 기간에 국내외 지도자가 지원서를 냅니다. |
| 2. 서류 심사 | 지원자의 지도 경력, 성적, 자격증(AFC/UEFA 프로 라이선스 등) 등 기본 요건을 검토합니다. |
| 3. 전강위 평가·심의 | 축구 철학, 팀 운영 계획, 연령대별 전문성 등을 종합 평가합니다. 면접이 포함되며,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를 압축합니다. |
| 4. 이사회 선임 | 전강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를 협회 이사회가 의결해 선임을 확정합니다. |
| 5. 계약·발표 | 연봉·계약기간·코칭스태프 구성 등 세부 조건을 협상하고 공식 발표합니다. |
공모라고 해서 협회가 손 놓고 지원서만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유력 후보에게 협회가 먼저 의사를 타진하고 지원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절차와 평가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 과거 방식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절차 자체는 같습니다. 다만 외국인 감독은 협상 변수(연봉 수준, 국내 상주 여부, 코칭스태프 동반, 계약 해지 조건)가 많아 4~5단계에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여러 차례 "합의 직전 결렬" 사례가 나왔던 것도 이 단계에서였습니다.
공개채용 도입의 배경에는 2024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 있습니다.
당시 전력강화위원으로 참여했던 박주호가 2024년 7월 유튜브를 통해 선임 과정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후보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전술 토론 없이 진행됐고, 자신은 위원이면서도 감독 선임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공식 권한이 없던 기술이사가 선임 과정을 주도한 점 등이 지적되면서, "특정 개인의 판단으로 대표팀 감독이 정해진다"는 구조적 문제가 공식 문서로 남게 됐습니다.
2026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1승 2패, 조 3위)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이 논란은 다시 소환됐습니다. "결과가 나쁜 게 아니라 과정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이것이 감독 선임 방식 전환의 직접적인 동력이 됐습니다.
2026년 7월 출범한 K-축구 혁신위원회에 박주호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선임 과정을 비판했던 인물이 개혁 기구에 들어간 셈이라, 전력강화위원회 독립성 문제가 실제로 어떻게 다뤄질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정몽규 회장이 13년 만에 물러나면서 제56대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감독 선임과는 완전히 별개의 절차이며, 협회 정관과 회장선거관리규정을 따릅니다.
"60일 이내"라는 규정만 보면 일정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변수가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선거 관련 규정 개정이 추진되면서 선출 기한 연장과 선거인단 확대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정이 바뀌면 선거일도 함께 조정됩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쟁점이 선거인단 규모입니다.
기존 방식은 200명 안팎의 대의원이 회장을 뽑는 사실상의 간선제였습니다. "축구인 수십만 명 중 200명이 회장을 정한다"는 비판이 오래 제기돼 왔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체육회가 선거인단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규정 개정을 의결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수천 명 규모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됐습니다.
선거인단이 늘어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표가 분산되면서 소수 대의원의 조직표에 의존하는 선거 전략이 통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인지도가 높은 축구인 출신 후보에게는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박지성·이영표 같은 이름이 차기 회장 후보로 계속 거론되는 배경에도 이런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다만 규정 개정과 선거인단 명부 작성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9월 초"로 예상됐던 선거 일정이 재검토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AFC 공개 문서)
·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첫 회의 관련 보도 (2026년 7월 3일)
·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 (2024년)
· 각 항목의 수치·일정은 보도 시점 기준이며, 규정 개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규정과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정확한 규정은 협회 공식 문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